
요즘 뉴스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얘기만 하고 있죠. 심지어 엊그제는 덴마크를 포함한 나토 동맹국 8개국에 25% 관세를 때리겠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그린란드를 넘기지 않으면 경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거예요.
대체 그린란드가 뭐길래 세계 최강국 미국이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하필 작은 나라 덴마크가 한반도의 10배나 되는 거대한 땅을 갖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린란드 기본 정보 - 위치, 면적 등
| 항 목 | 내 용 |
| 면적 | 약 216만 km² (한반도의 10배) |
| 인구 | 약 5만 6천 명 |
| 위치 | 북극해, 북미 대륙 소속 |
| 현재 지위 | 덴마크 자치령 |
| 수도 | 누크(Nuuk) |
| 원주민 | 이누이트족 (전체 인구의 88%) |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국토의 약 80%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요. 북극점과 매우 가까워서 내륙 지역은 1년 내내 영하의 기온을 유지하죠. 그래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전체 면적의 1%도 안 됩니다.
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사기? 바이킹 에릭의 이야기
그린란드의 역사는 기원전 2500년경 시베리아에서 이주한 인류가 정착하면서 시작됐어요. 하지만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건 10세기 후반이었습니다.
982년, 노르웨이에서 살인을 저지른 붉은 머리 에릭이라는 바이킹이 아이슬란드로 도망갔어요. 근데 거기서 또 살인을 저질러서 3년 추방형을 받았죠. 갈 데가 없어진 에릭은 계속 서쪽으로 항해하다가 거대한 섬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그린란드였죠.
천재적인 마케팅 전략
3년 후 아이슬란드로 돌아온 에릭은 기막힌 생각을 해냈어요. 자신이 발견한 섬을 '그린란드(초록의 땅)'라고 이름 붙인 거죠. 실제로는 거의 다 얼음덩어리인데 말이에요.
재밌는 건 아이슬란드(얼음의 땅)는 실제로는 온천과 화산이 있어서 살기 좋은 곳이에요. 그런데 먼저 정착한 바이킹들이 더 이상 사람들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아이슬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완전히 반대 전략이죠.
에릭은 이걸 역이용했어요. "야, 아이슬란드 서쪽에 진짜 푸른 땅이 있다니까? 거기 가면 떼돈 벌어!"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꼬셨죠.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에릭을 따라 그린란드로 이주했고, 뒤늦게 진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거예요.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정착할 수밖에 없었죠.
그린란드가 노르웨이 땅이 되다
13세기에 접어들면서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는 노르웨이 왕국에 편입됐어요. 당시 아이슬란드 주민 대다수가 노르웨이 혈통이었거든요. 그린란드에 정착한 북유럽인들은 해안지대를 중심으로 생활했고, 가장 인구가 많을 때는 약 2천~3천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바다코끼리 상아로 먹고 살다
그린란드에서 뭘 해먹고 살았냐고요? 농사는 거의 불가능했죠. 대신 바다코끼리가 깔려 있었어요. 당시 십자군 전쟁 때문에 진짜 코끼리 상아 수입이 안 되던 시기였거든요.
"코끼리면 바다코끼리도 코끼리 아니냐?" 이런 논리로 바다코끼리 상아를 뽑아서 체스 말 같은 걸 만들어 유럽에 수출했어요. 그런데 너무 많이 잡아버려서 그린란드에서 바다코끼리가 거의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소빙하기와 정착민의 소멸
14세기에 접어들면서 소빙하기가 시작됐어요. 그나마 온화했던 그린란드 날씨가 갈수록 추워지기 시작했고, 농업 생산량도 급격히 떨어졌죠. 바다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배가 이동할 수 없게 됐고, 마을들은 외부와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원래부터 그곳에 살던 이누이트족은 유목 생활에 익숙하고 물개나 바다표범 사냥에 능했어요. 반면 농사 중심으로 살아가던 북유럽 정착민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죠. 결국 15세기 중반 이후 북유럽인들은 그린란드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200년 후 재발견, 그리고 선교사의 등장
약 200년이 지난 18세기 무렵, 덴마크-노르웨이 왕국 내부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그린란드에 정착했던 북유럽인들이 아직도 살아 있을 거야."
1721년, 루터교 목사 한스 에게데는 이 소문을 듣고 결심했습니다. "고립된 정착민들이 종교개혁을 겪지 못해서 아직도 가톨릭을 믿거나 신앙을 잃었을 거야. 내가 가서 루터교로 개종시켜야겠어!"
왕실의 지원과 원정
에게데는 왕실에 여러 차례 원정 지원을 요청했어요. 프리데리크 4세는 종교적 이유도 있었지만, 고래 기름과 바다표범 가죽 같은 귀중한 해양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을 보고 지원을 결정했죠.
1721년 5월, 에게데 원정대가 출발했고 7월에 오늘날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인근에 도착했습니다. 수백 년 만에 다시 선조들이 밟았던 땅을 밟게 된 거예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몇 개월 동안 섬을 돌아다녔지만 북유럽 정착민은 어디에도 없었던 거죠. 대신 이누이트족만 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에게데는 사라진 정착민 대신 이누이트족에게 루터교를 전파하기로 결심했어요.
운명의 1814년, 나폴레옹 전쟁과 킬 조약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해요. 그린란드가 어떻게 덴마크 땅이 됐는지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역사죠.
14세기 무렵 독일 한자동맹이 결성되면서 덴마크가 위기감을 느꼈어요. 독일 항구 도시들이 뭉쳐서 바다 패권을 위협하기 시작한 거죠. 덴마크는 같은 바이킹 국가인 노르웨이에 연락했습니다. "야, 우리 같은 바이킹끼리 뭉치자."
1397년,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연합 왕국을 만들었어요. 이 연합 왕국에서 덴마크가 형 노릇을 했죠. 그리고 그린란드는 아직까지 노르웨이 소속이었습니다.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명목상으로는 노르웨이 땅이었던 거예요.
나폴레옹 전쟁, 잘못된 선택
1814년 나폴레옹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유럽 국가들은 프랑스 편과 영국 편으로 나뉘어 있었죠. 덴마크는 어차피 바다를 놓고 영국과 경쟁하던 때였기 때문에 나폴레옹의 프랑스 편에 붙었습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완전히 박살나고 프랑스가 졌잖아요? 전쟁이 끝나고 결산 시간이 왔어요. 영국이 덴마크에게 말했죠. "야, 너희 프랑스 편 들었다가 졌잖아. 뭔가 토해내."
영국은 승전국이던 스웨덴을 밀어줬어요. "덴마크야, 네 밑에 있는 노르웨이를 스웨덴에게 넘겨." 덴마크는 어쩔 수 없이 노르웨이 본토를 스웨덴에 넘겨야 했습니다.
얼떨결에 얻은 그린란드
그런데 1814년 킬 조약의 조항이 재미있어요. "노르웨이 본토만 스웨덴에 넘기고, 노르웨이 소속 섬들(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제도)은 그대로 덴마크가 가진다."
갑자기 노르웨이 소속이었던 그린란드가 덴마크 땅이 돼버린 거예요. 덴마크도 "야, 이런 땅이 있었어?" 하면서 얼떨결에 받았죠. 적극적으로 그린란드를 가지려고 노력한 게 아니라, 전쟁 배상 협상 과정에서 어부지리로 얻게 된 겁니다.
| 시기 | 주요 사건 |
| 982년 | 붉은 머리 에릭, 그린란드 발견 및 명명 |
| 13세기 | 그린란드, 노르웨이 왕국에 편입 |
| 1397년 | 덴마크-노르웨이 연합 왕국 성립 |
| 1721년 | 한스 에게데, 그린란드 재정착 시작 |
| 1814년 | 킬 조약으로 그린란드 덴마크령이 됨 |
| 1933년 | 국제사법재판소, 덴마크 영유권 인정 |
| 1979년 |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립 |
| 2009년 | 강화된 자치권 획득 |
이누이트 어린이 개조 프로젝트
1951년부터 덴마크는 이누이트족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하며 '선진 덴마크인으로 개조'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똑똑해 보이는 이누이트 어린이들을 선발해서 덴마크로 보낸 거죠.
그곳에서 "그린란드어 쓰지 말고 덴마크어만 써라"라고 강제 교육을 시켰어요. 우리나라 일제강점기 창씨개명과 비슷한 거죠. 아이들은 그린란드어를 다 잊고 덴마크인이 돼서 다시 그린란드로 돌아왔어요.
문제는 부모와 대화조차 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부모는 그린란드어를 쓰는데 아이들은 덴마크어밖에 모르잖아요. 그린란드 사회에서도 왕따가 됐죠. 결국 대부분의 피해 어린이들이 자살하거나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현재도 생존 피해자들이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강제 불임 시술
더 끔찍한 건 강제 불임 시술이에요. 덴마크는 이누이트족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했어요. 약 4,500명의 가임기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서 불임 시술을 했습니다.
심지어 12살에서 14살 어린 소녀들을 병원도 아닌 양호실로 끌고 가서 루프를 강제로 삽입했어요. 실제 일어난 일입니다. 이것도 현재 피해자들이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소송 중이에요.
미국의 치부가 숨겨진 땅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 아니에요. 1867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알래스카를 매입하면서 그린란드 매입도 고려했고,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덴마크에 1억 달러를 제시하며 구매를 시도했어요. 물론 다 거절당했죠.
캠프 센츄리, 얼음 지렁이 프로젝트
1959년, 미국은 정신 나간 프로젝트를 추진했어요. 빙하 밑을 뚫고 들어가서 핵 기지를 만든 거죠. 프로젝트 이름이 '아이스웜(얼음 지렁이)'이었어요.
4,000km의 루프를 만들어서 그 안에 철도를 깔고, 핵탄두 600개를 실은 열차를 빙글빙글 돌리는 계획이었습니다. 서울-부산의 10배 거리예요. 소련이 "저 핵 열차 지금 어디 있어?" 하면서 헷갈리게 만들려던 교란 작전이었죠.
실제로 건설까지 됐어요. 근데 생각 못 한 변수가 있었죠. 빙하가 녹는 거예요. 철로가 뒤틀리고 물이 새기 시작했어요. 결국 몇 번 돌리다가 포기했는데, 문제는 핵탄두는 빼냈지만 핵폐기물과 방사능 물질은 그냥 묻어버렸다는 거예요.
미국은 "얼음이 영원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2080년쯤엔 그 핵폐기물이 모두 드러날 거라고 합니다. 이것도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치부를 감추고 싶은 거죠.
1968년 수소폭탄 추락 사고
1968년, 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어요. B-52 폭격기가 수소폭탄 4발을 싣고 가다가 그린란드 얼음판에 추락한 거예요. 원인이 뭐였냐면, 승무원이 추워서 방석을 히터 옆에 두고 앉았다가 불이 났다고 해요.
다행히 폭탄은 터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수소폭탄이 깨지면서 방사능 물질이 얼음에 쫙 퍼져버렸죠. 미국이 급하게 수습하러 갔는데, 3발은 어찌저찌 건졌는데 1발을 못 찾았어요. 지금도 그린란드 얼음 속 어딘가에 수소폭탄 한 발이 묻혀 있다는 얘기죠.
그린란드의 현재와 미래
1979년,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홈룰법을 제정해서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했어요. 그린란드 의회는 교육, 보건, 인프라 등 대부분의 내부 정책을 독자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됐죠.
2009년에는 자치법을 제정해서 석유, 천연가스, 희토류 등 자원에 대한 독자적 통제권, 독자적 사법 시스템, 국제법상 고유한 그린란드 국민 지위 인정 등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독립적 권리를 얻었습니다.
독립의 딜레마
하지만 완전한 독립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린란드 국가 예산의 절반은 여전히 덴마크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경제적 자립이 안 된 상태에서 독립하기는 쉽지 않죠.
게다가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중국, 미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들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요. 덴마크라는 북유럽 국가의 울타리가 지역 평화 유지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린란드인들의 목소리
트럼프가 2026년 1월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다시 밝혔을 때,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 무테 에게데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그린란드는 팔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도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일부지만, 그들의 미래는 그린란드인들이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지지했죠.
글을 마치며,
그린란드가 덴마크 땅이 된 건 치밀한 계획이나 전략 때문이 아니었어요. 바이킹 에릭의 부동산 사기,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 그리고 조약 문서의 작은 조항. 역사의 우연이 겹쳐서 만들어진 결과죠.
미국도 그린란드에 깨끗한 손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에요. 얼음 속에 묻힌 핵폐기물과 수소폭탄이라는 치부를 감추고 싶어 하는 측면도 있죠. 덴마크도 과거 이누이트족에게 저질렀던 끔찍한 범죄들 때문에 당당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결국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인들이 결정해야 합니다. 자치와 독립을 향한 길 가운데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그린란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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